[windoor in] 커튼월 업체에서 하청업체로 악순환 시장 변화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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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or in] 커튼월 업체에서 하청업체로 악순환 시장 변화가 필요
  • 월간 WINDOOR
  • 승인 2011.05.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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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월 업체에서
        하청업체로 악순환
  시장 변화가 필요

 

 

 

최근 커튼월 업계에서는 탄식과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건설 경기악화로 인해 건설 수주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다 근래에는 한 커튼월 업체의 부도로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창호에너지효율등급제에서도 단열에 취약성이 드러나 한 단계 밀린 상황이다. 이러한 커튼월 시장의 현재를 짚어본다.

 

커튼월 업체 현주소
커튼월 시장에 한계성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전에는 건설 수주량이 많아 입찰물량을 나눠가질 수 있는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건설 수주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업체들의 자금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경쟁이 심해질수록 저가 출혈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커튼월 공사는 일반 콘크리트 건물 공사보다는 규모가 커서 공사금액이 억대가 기본이다. 30층 이상의 건물의 경우는 100억대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공사금액이 큰 만큼 입찰방식이 대부분이고 수의 계약이나 수의 발주는 거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입찰방식은 여러 업체가 참여해서 그 중 비교적 낮은 금액을 제시한 업체가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입찰 시 실적이 필요하고 실적이 좋아야 많은 입찰에 참여가 가능하다. 실적을 쌓기 위해서는 저가로 입찰에 참여해 공사수주를 받아야하고 그런 공사를 받아서 진행할 경우 적정한 마진 확보가 힘들어 자금압박에 허덕이게 된다. 이것이 커튼월 업체들이 힘들어 하는 주된 원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저가출혈경쟁은 대기업이 커튼월 분야에 뛰어들면서 더 어려워 진 것이 사실이다”고 말하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모두 힘든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또 다른 악순환구조를 만들어 낸다. 최근 활발히 움직이던 커튼월 업체인 한길산업이 부도가 났다. 단적으로 이 업체를 통해서 업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업체는 여의도의 초고층 커튼월 빌딩을 수주할 정도로 규모가 있던 회사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저가 입찰 수주와 미수금의 압박,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해 업계를 떠나고 말았다.


이것은 업체 하나가 사라졌다는 의미로 끝나진 않는다. 연쇄 파급효과가 충분히 있다는 말이다. 고통은 나누면 반으로 준다는 말이 있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고통은 더 큰 고통을 낳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 업체의 하청업체들 마저 고로한 상황에 처해진 것이다. 

 

 

 

악순환 구조로 하청업체도 연쇄부도 위기
커튼월 업체는 알루미늄 압출회사에서 압출바를 공급받아 자사의 가공공장에서 알루미늄 바를 가공한다. 그 후 시공업체에게 시공을 맡기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로 말미암아 건설사에게 커튼월 업체가 대금을 받아 하청업체에게 자금을 결제해 주게 된다.


한 커튼월 업체가 부도가 날 경우 그 하청업체들도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해 재정구조의 악순환이 도미노처럼 발생하게 된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자금압박에 허덕이는 영세한 업체들의 경우 연쇄부도 현상까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20년 이상 커튼월 업계에 종사해온 한 관계자에 의하면 커튼월 업체들이 힘들어지는 이유는 원자재에 대한 부담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튼월 업체들은 수금의 60% 이상이 원자재비로 사용되기 때문에 저가 수주의 경우 자금회전에 부담이 된다”며 “여기에 기성이 현금이 아니라 어음이 대부분이고 어음도 45일자 또는 그 이상 되기 때문에 자금 압박은 더 가중된다”고 전했다.


이 말은 커튼월 업계에서는 선수금은 꿈도 못 꾸고 매달 결제를 올리면 익월에 어음으로 결제가 된다는 것이다. 월결제가 이뤄지면 하청업체 결제도 쪼개지게 되고 하청업체들도 그 밑 하청업체들에게 금액을 나눠주게 된다. 한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대야로 떨어져 흐르면서 증발되는 현상과 비슷하다.


커튼월 업체인 S사의 가락동 아파트 현장을 시공한 시공업체 대표는 “몇 년간 거래한 S사에서 작업한 현장에 대한 결제 동결 통보를 받았다”며 “우리 회사 직원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인데 어찌해야할지 난처한 상황이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의 길 시급

알루미늄 업체도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거래가 오래 지속된 업체와는 현금 거래보다는 신용거래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알루미늄 바를 먼저 공급하고 나중에 결제를 받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또 있다. 알루미늄 압출 업체들이 많아서 여기저기서 바를 저가에 공급받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면 문제가 생길 경우 자칫 잘못하면 업계의 문제까지 확산될 여지도 있는 것이다.


이는 알루미늄 압출업체들에게도 달가운 일은 아니다. 알루미늄 압출업체들은 ‘우리는 창호업체가 아니다’라고 외친지 오래다. 알루미늄의 원재료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가에 따라서 국내의 판매가도 올라야 하지만 알루미늄 바의 판매가는 몇 년 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로 인해 알루미늄 압출업체들은 산업용재 압출에 더 많은 포지션을 두고 있는 것이다. 한 번 가격이 결정되면 공사가 다른 공급 건에도 같은 단가가 제시되는데 산업용재에서는 공급 건마다 금액이 새롭게 책정되기 때문에 마진 확보가 용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알루미늄 압출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알루미늄 압출업체들은 산업용재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압출업체들이 창호금형을 다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50% 정도는 창호용 압출이 유지될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이유로 커튼월 업계는 진통을 겪고 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싸움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자본으로 시장이 더 어려워졌다고 하고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저가 경쟁으로 정상적인 마진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이다. 커튼월 시장은 분명히 미래 지향적인 사업이다. 앞으로 콘크리트 건물보다는 초고층의 커튼월 건물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커튼월 시장에서는 상생의 원리가 현실적으로 요구된다.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서로가 각자 잘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장점들을 살려 시장에서 발전적 경쟁을 시도한다면 ‘꿩먹고 알먹고’식의 발전이 충분히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자금력으로 커튼월의 집약적 기술 발전을 꾀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은 현장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빠르고 효율적인 관리의 장점이 있는 만큼 이들을 서로 잘 호환한다면 충분히 ‘윈윈’할 수 있다”라고 조언을 했다.  


커튼월 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하강곡선이 있으면 상승곡선이 있는 법. 하루 빨리 시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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