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LG토스템 윤병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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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LG토스템 윤병희과장
  • 월간 WINDOOR
  • 승인 2010.02.0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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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커튼월 전문연구소 수료

LG토스템 윤병희 과장

 

 

일반 커튼월보다 발전된 형태인 더블스킨이란 시스템이 있다. 자연환기를 활용한 건물자체의 에너지 절감과 탁월한 차음 효과를 지닌 신개념 시스템이다. 이런 기능적인 성능뿐 아니라 미려한 외관까지 자랑하는 장점을 지녔지만 국내에는 커튼월 관련 전문가는 물론이요, 더블스킨에서도 체계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한 엔니지어가 없던 것도 사실이다. 국내최초로 영국 커튼월 전문연구소인 CWCT를 수료한 LG토스템의 윤병희 과장을 만나 우리나라 더블스킨 산업의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LG토스템과 더블스킨, 모든 것은 예정된 인연

 

윤병희 과장이 LG에 입사하게 된 건 2003년. 그가 더블스킨으로 LG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평범하지 않다.
윤과장은 건축을 전공하고 커튼월 관련 컨설팅 사에 들어가게 됐고 이름도 생소한 커튼월과 조우하게 된다. 컨설팅업체였기 때문에 설계부터 영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고 배운 점도 많았다. 그때 윤과장이 느낀 점은 ‘재미있다’는 것. 또 다른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그렇게 커튼월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꿈을 가지고 회사를 그만두고 2000년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가 수많은 국가 중 영국을 선택한 이유는 유일하게 커튼월에 관련된 교육기관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바스대학(University of Bath)에 CWCT라는 연구소가 있었어요. 그 연구소는 바스대학과 파사드(커튼월 관련 모든 시스템을 통칭해 부름) 업계가 절반을 투자해서 세운 연구소인데 학생들 대부분 산업계의 현역들이었죠. 이곳에서 이론적인 바탕을 배웠습니다.”

 

93년도에 생긴 CWCT는 커튼월만 연구하는 유일한 곳이었다. 그 때문에 곳곳의 커튼월 업계의 중역들은 모두 이곳으로 모였다. 대부분 외국에 있는 커튼월 업계, 창호업계 등의 이사급과 사장급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그는 이 바스 대학에서 파사드 엔지니어링으로 공학 석사(MSc)를 취득했다.

 

“석사학위 논문을 고민 할 때였는데 당시에 한국에서 더블스킨이 이슈가 됐었어요. 개인적으로 초고층 커튼월에 관심도 있었죠. 그래서 석사학위 논문을 ‘초고층더블스킨 시스템’이라는 제목으로 제출했었죠.”

 

그 후 모 건축잡지에 그가 배우고 연구한 커튼월과 더블스킨에 관련해 글을 몇 번 싣게 됐다. 세계의 커튼월 시장이 많이 다르고 우리가 아직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라는 것.

 

“이메일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대부분 동감한다는 내용이었고 유학을 마치면 자기네 회사로 와달라는 러브콜도 많았죠. LG화학이 커튼월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제 글을 보고 2003년에 졸업하면 와달라는 요청을 하게 됐고 그렇게 인연을 맺은 겁니다.”

 

그렇게 입사한 후 2003년 가을 LG는 알루미늄 사업을 런칭했다. 처음에는 서울의 설계 팀에서 설계 지원 업무를 맡았고 2004년에는 제품 연구 개발 미션을 받아 청주 LG화학 연구소에 내려왔다. SG시스템, 더블스킨, 유니트(Unit) 시스템, 결로배수 커튼월 등의 연구가 윤과장이 진행한 프로젝트다.

 

LG토스템, 더블스킨으로 시장공략

 

LG화학은 이미 더블스킨의 발전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계획을 두고 있었다. 앞으로 정부정책은 점차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한 것이다. 그리고 2005년부터 더블스킨에 관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제가 와서 더블스킨을 개발하게 됐어요. 지금 LG 더블스킨은 세계적인 커튼월 컨설팅 업체인 Arup 이라는 회사와 전략적 제휴가 되어 있습니다. 이 곳은 제가 영국에 있을 때 알게 된 회사인데 세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커튼월 컨설턴트가 런던에만 230명, 홍콩에만 70명이 등록 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유명한 커튼월 컨설턴트는 다 흡수하는 회사로 커튼월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Arup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터였다. 영국에서 이 같은 인연으로 윤과장은 Arup 홍콩지사와 접촉해 LG토스템과 같이 개발하게 된 것이다.

 

더블스킨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단열효과가 좋은 이중창을 사용해 중공층(Cavity)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서 냉난방 부하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일반 이중창처럼 단순하게 두 겹으로 접근한다고 더블스킨이 아닌 것이다. 이 더블스킨을 잘못 설계할 경우 투자대비 효과가 없거나 여름에 더 뜨겁게 되는 치명적인 역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더블스킨의 중요한 가치는 에너지절감과 차음 효과입니다. 그러나 단순하지만은 않아 투자대비효과나 페이백 기간의 고려 등 끊임없는 스터디가 필요합니다. 건물이나 디자인에 따라 적용범위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엔지니어링 작업은 필수죠.”

 

이중창을 두 겹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싱글 스킨에 비해 건축비용도 2.5배 상승한다. 때문에 더블스킨 공사를 어설프게 한다면 결국 독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윤 과장은 “가격적인 문제가 현재 가장 큰 단점이지만 에너지 절감을 줄이고 싶다면 그만큼 좋은걸 써야 하는 것”이라며 “최대의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선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더블스킨, 탁월한 에너지 기술로 영원하라

 

에너지 정책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블스킨은 사용 빈도가 많아질 것으로 윤 과장은 전망한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더블스킨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건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뚜렷한 사계절 변화는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만들었고 가장 냉?난방비가 많이 드는 시점에 절감 효과는 극대화 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든 더블 스킨은 보편적인 창은 아니다. 외국에서도 주로 일반 건축물 보다는 사옥 같은 곳에 주로 사용한다. 우수한 외관과 단열 효과로 기업이미지 제고 용도로 많이 쓰이는 것이다.
해외 시장이 이렇다 보니 아직까지 국내시장은 아예 없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결로의 원천적인 차단을 위한 방법은 더블스킨 밖에 없어 건설사나 시행사도 더블스킨으로 시공해주길 원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

 

“정부정책이 에너지 절감 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결국엔 건설사들도 더블스킨을 써야 할 겁니다. 가까운 일본 같은 경우는 투자를 하면 투자를 한만큼의 좋은 제품을 쓰고 싶어 합니다. 우리 건설 업계에 깔려있는 무조건 싸고 좋은 제품을 선호하려는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좋은 건 그만큼의 가격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이 외에도 커튼월 업계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전했다.

 

“동종 업계가 서로가 깎아 내리는 관행은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품질경쟁 시장이 아닌 저가 시장으로 흘러간 것이 우리 업계 모두의 잘못일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이 외국의 선진기술을 방어만 하지 말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면, 선진기술로 세계를 리드할 날이 멀지 않을 겁니다.”          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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