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2주년 맞은 창호등급제 '어디로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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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2주년 맞은 창호등급제 '어디로가나'
  • 월간 WINDOOR
  • 승인 2014.07.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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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년 맞은 창호등급제 '어디로가나'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가 이번달로 시행 2주년을 맞았다. 숱한 논란 속에서도 등급 등록 제품은 1650여종에 달하고, 등급을 1종이라도 보유하며 제도권에 진입한 업체 수만도 160개 업체를 넘어섰다. 하지만 업계의 뜨거운 참여열기의 이면에는 문제점도 여전하다. 현장 적용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기대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고, 중소 업체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던 시뮬레이션 평가법 활용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2주년을 맞은 창호 등급제는 지금 표류와 안착의 기로에 서 있다. 

 

 

창호 등급제‘지난 2년간의 행적’
제도 ‘우왕좌왕·우여곡절’···산업계 참여는 ‘대박’

 

지난 2012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된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이하 창호 등급제)의 지난 2년간의 행적은 ‘우여곡절’이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제도가 마련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시행 이후에도 수개월 동안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행 이후 해를 넘긴 지난해부터는 500여종이 넘는 등급 제품의 현장 적용 미흡문제가 지적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기도 했다. 창호 등급제의 지난 2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행 초기부터 혼돈···반대집회에 패널토의까지
지난 2012년 6월 22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효율관리기자재 운영규정 개정안을 입안하면서 창호 등급제의 시작을 알렸다.
유리와 프레임이 통합발주 되는 창세트만 제도권에 포함시킬 것이냐 또는 분리발주 형태도 제도권에 넣을 것이냐를 두고 논의를 거듭하면서 시행 열흘 전에서야 제도의 골격을 공개한 것이다. 결국 지경부는 프레임과 유리가 각각 분리발주 되어 조립•설치되는 창세트도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임의 신고를 가능토록 하면서, 통합발주만 제도권에 진입시키며 이를 유도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제도 시행 직전에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우왕좌왕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제도 시행 10일 후에는 업계 관계자들의 제도 시행 반대 집회와 가두행진까지 벌어졌다. 창호와 유리 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이른바 ‘올바른 창호 등급제를 위한 모임’ 회원 250여명이 경기도 용인 에너지관리공단을 찾아가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창호 에너지효율등급제의 보완 및 수정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혼란이 계속되면서 시행 초기 안착은 요원한 상황이었다”며 “관련 부처 입장에서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했었겠지만, 밖에서는 휩쓸리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제도 재정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시행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2012년 8월 29일 지경부는 업계에 유례가 없던 패널토의까지 개최하며 업계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012년 10월 5일이 되어서야 창호 등급제 논의가 잠정적으로 일단락되었다. 지경부는 분리발주 부분에 대한 제도참여와 책임소재를 보다 명확히 하는 쪽으로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을 다시 개정 고시하면서 그동안의 논란을 상당부분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등급제품 1600여종···활용방안은 어디에
등급 등록 제품이 500종을 훌쩍 넘기던 2013년도에 들어서면서 이슈는 등급제품 활용방안으로 옮겨갔다. 연초부터 각종 언론을 통해 건설사들이 창호 등급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없기 때문에 정작 창호 등급제품이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해당 부처에서는 곧 관련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그동안 적지 않은 투자를 감수한 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져만 갔다.
수많은 잡음 속에서도 제도 시행 1주년을 맞은 지난해 7월에는 등급 제품이 800종을 돌파했고, 참여 업체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고등급 제품의 비율 역시 시행 초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증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중소업체들의 제도 참여를 원활하게 할 대책으로 주목받았던 창세트 시뮬레이션 평가법 신청 가이드라인이 공개되었다. 이미 두 달 전인 2013년 6월 10일 시뮬레이션 시험과 접수가 개시되었지만 이를 활용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남겼다.


9월에는 국토교통부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이 개정, 고시되면서 창호 등급제품 활용방안이 마련된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창호 등급제 표시값을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제도에 삽입되었지만, 굳이 창호 등급제 표시값이 아니더라도 국가공인시험기관 시험성적서 등 여타방법으로 설계기준을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언론의 지적에 대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정부 대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는 사이 창호 등급제품은 1000종을 돌파하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제도 시행 두 돌을 맞은 6월말 현재에는 1600여종이 넘는 제품이 등급 등록하며, 월 평균 137종 증가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지난 2년 동안 업체들의 참여는 예상대로 진행되었지만 활용과 홍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개선노력이 수반되어야 제도의 시행 취지에 부합될 것”이라고 전했다.   

 

 

 

 

5가지 이슈로 살펴본 창호 등급제의 숙제
급격한 고등급화 속 시뮬레이션 기법 등 활용 방안은 미비

 

창호 등급제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업계와 유관 기관이 해결해야할 숙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지금까지 업계가 등급 등록을 위해 쏟은 비용이 산술적으로만 수십억원에 달하고, 연구개발 비용까지 감안하면 천문학적 액수가 소요되었음을 감안하면, 제도의 원활한 안착이 시급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본지는 5가지 이슈를 통해 창호 등급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 시뮬레이션 기법 활용 ‘미미’
업계 관계자와 시험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한 성적서 발급 빈도는 손에 꼽을 정도다. 당초에 중소업체들의 노력, 비용, 시간 등의 부담을 경감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지만, 접수 개시 1년 동안의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모델당 300만원을 웃도는 물리적 시험비용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던 중소업체들에게 시뮬레이션 기법은 ‘그림의 떡’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중소 창호업체의 현실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시뮬레이션 기법을 통해 시험성적을 받으려면 시험기관에 제품의 상세한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지만 몇몇 압출설비 또는 소규모 제작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그런 데이터를 추출하고 관리할 인력을 보유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들 시장상황상 기본모델 이외에 시리즈모델의 필요성도 크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한다 해도 기본모델보다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차범위를 벗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러다보니 물리적 시험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 시험 정체 현상 여전
제도 시행 초기에 일반적이었던 4~6개월의 시험 정체기간은 현재 3개월 안팎으로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인다. 시험 설비를 증설한 기관도 있고, KOLAS 인정을 받아 자체적 시험을 진행하는 업체도 2곳 정도 늘어난 까닭이다. 하지만 당장 등급 등록이 필요한 업체에게는 3개월이라는 대기시간 동안에도 속이 타들어간다. 때문에 시험기관에는 웃돈을 주고라도 먼저 시험을 할 수 없냐는 문의가 종종 들어오지만, 형평성을 위해 순서를 지킨다는 게 해당 기관들에 기본적인 입장이다.  

 

● 턱걸이 등급 제품 ‘위험?’
현재 1등급 기준에 마지노선인 열관류율 0.99~1W/m²·K로 1등급을 획득한 모델만 총 31종에 달한다. 이처럼 턱걸이로 상위등급을 획득한 모델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2등급, 3등급도 마찬가지다. 시험 과정의 특성상 일정 수준의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 오늘 0.99로 1등급을 받은 모델이 시험을 다시하면 2등급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후관리가 철저히 실시되면 턱걸이 등급 제품들이 문제시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때문에 일부 시험기관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등급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경우 아래 등급으로 등록하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업체들은 1등급 성적을 받고 굳이 2등급으로 등록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 고등급화 가속 페달 밟는다
시험기관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 이후 시간이 갈수록 제품의 고성능화가 확연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창호 등급제 원년인 지난 2012년 등록 모델 521종 중 50종이 1등급을 획득하며 10% 안팎의 비율을 보였지만, 2년이 지난 2014년 등록 모델 중 1등급 비율은 437종 중 85종으로, 20%를 육박한다. 2등급까지 범위를 넓혀도 다르지 않다. 2012년의 1, 2등급 비율은 29.9%였지만 올해는 절반에 가까운 46.7%를 차지한다. 올해 등급 등록한 제품 2종 중 1종이 1등급 또는 2등급이라는 것이다.

 

● 또 다른 시험 항목 추가?
최근 창호의 태양열 취득률(SHGC: Solar Heat Gain Coefficient) 측정 방법에 대한 KS 제정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창호 등급제 평가 항목으로 추가될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측정 과정의 핵심인 솔라 시뮬레이터 설비가 고가인 것으로 알려지는데다, 시험에 드는 부가비용이 적지 않아, 실제 업체가 시험 성적을 발급받기 위한 수수료가 1000만원에 육박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당 기관에서는 창호 등급 평가 항목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일단 선을 긋고 있지만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시간문제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불필요한 규제를 풀면서 경기를 회복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방침과는 상반되는 흐름”이라며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도 산업계 현실을 고려해 시기를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업체 166곳···모델 수는 양극화
합성수지 소재 우세 속 고등급화 ‘눈에 띄네’

 

숱한 논란과 과제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창호 등급제이지만 업체들의 참여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2014년 6월 24일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되어 있는 등급 제품은 총 1653종, 업체는 166개 업체다. 등급 시장을 선점, 사수하기 위해 흘린 지난 2년간의 굵은 땀방울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모델 수 상위 10개사, 전체 57% 차지
많은 업체들이 등급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KOLAS 인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시험성적을 발급하고 있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역시 두드러진다. 현재 KOLAS 시험기관 인정을 받은 업체는 총 5개 업체로 LG하우시스, KCC, 한화L&C, 윈체, PNS더존샤시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이 보유한 등급 제품은 총 655종으로 전체의 40%를 육박한다.


등급 제품 보유 상위 10개 업체를 놓고 보면 양극화가 더욱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세 자리 모델 보유를 보이고 있는 상위 5개 업체인 LG하우시스(247종), 한화L&C(118종), KCC(116종), 성광창호디자인(106종), 윈체(100종)를 포함해 PNS더존샤시(74종), 이건창호(61종), 남선알미늄(54종), 유니크시스템(41종), 한양창호(29종)의 등급 모델 총합은 946종으로 전체 57.2%에 달한다. 나머지 30% 정도를 156개 업체가 나누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등급 모델을 단 1종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34곳에 이른다. 2종 보유도 33곳이다. 5종 보유 이하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166개 업체 중 118개 업체가 여기에 해당된다. 업체들의 참여는 많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중소업체의 움직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한 업체 관계자는 “등급 시장이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업체들은 여전히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용, 제품개발 등의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업체들은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등급 시장 진입 업체 중 새시 직접 압출업체들의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지 조사결과 전체 166개 업체 중 40개 업체가 이에 해당되며 나머지 업체들은 새시 제작업체 또는 전문건설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 제품 10종 중 4종은 1, 2등급
급격한 고등급화는 업계의 시류다. 현장에서도 2등급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시험성적서를 요구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1, 2등급 등 고등급을 획득하려는 업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1653종 중 1등급은 현재 249종으로 15.0% 수준이지만 올해 획득 모델만을 놓고 보면 20%에 이른다. 2등급 410종을 포함하면 1, 2등급의 비율은 39.9%다. 1등급을 한 곳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업체만도 52곳이나 된다. 이는 제도 시행 초기 관련 기관에서 예측한 1등급 비율 5%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국내 업체들의 제품 개발 노력과 투자가 빠르게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반면 4, 5등급은 도합 247종으로 전체의 14.9%에 그쳤고, 그 비율 역시 시간이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등급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이 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합성수지 1000종 돌파
소재별로 살펴보면 역시 합성수지 프레임 제품의 활약이 눈에 띈다. 총 1009종으로 알루미늄(435종)의 두 배를 훌쩍 뛰어 넘는다. 목재와 복합창(알루미늄+목재/ 알루미늄+합성수지)은 209종으로 당초 예상보다는 높은 비율을 보인다. 복합창 업체들이 관급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등급 획득을 지속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합성수지 프레임의 등급제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는 LG하우시스(202종)다. 그 뒤를 한화L&C(116종), KCC(107종), 윈체(100종), 성광창호디자인(99종)가 잇고 있다. 윈체는 자사의 등급제품 100종이 모두 합성수지 소재다. 알루미늄 소재 역시 LG하우시스(31종)가 선두다. 알루미늄 업계의 강자 남선알미늄(27종), 이건창호(23종), 원진알미늄(22종), 선우시스(17종)이 상위 5개 업체다.


복합창은 전문 업체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유니크시스템이 30종으로 가장 많은 보유수를 보였고, 신양리젠창호(21종), LG하우시스(14종), 대흥FSC복합창(13종)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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