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착공 반토막, 인허가 감소 ‘창호 저물량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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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착공 반토막, 인허가 감소 ‘창호 저물량 장기화 우려’
  • 차차웅
  • 승인 2023.08.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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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다세대 등 비아파트 분야 물량감소 극심

 

주택,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건설업계에 찬바람이 몰아치면서 각종 주택 건설 실적이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착공물량은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인허가 물량, 분양승인 실적 역시 큰 폭의 감소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창호를 비롯한 각종 건축자재 업계는 저물량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으며, 물량감소세가 큰 비아파트 분야를 주로 공략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각종 주택 건설 실적이 크게 하락하면서 향후 몇년 간 주택 공급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창호를 비롯한 건축자재 물량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5월 누계 착공물량, 최근 10년 대비 58% 감소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 착공, 분양승인 실적이 모두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경기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증가 등 악재가 거듭되면서 건설업계가 주택 수주를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적인 주택 공급물량, 건자재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착공물량의 감소세가 극심하다. 올해 1~5월 전국 주택 착공은 총 7만7671호로 전년 동기(14만9019호) 대비 47.9% 줄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56.7% 적은 물량이며,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도 57.9% 적다.
같은 기간 수도권 주택 착공은 4만1703호로 전년 동기 대비 48.3% 감소했고, 지방 역시 3만5968호로 전년 동기 대비 47.4% 줄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예년 대비 반토막 수준의 착공이 이뤄진 셈이다.
유형별로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1~5월 전국 아파트 착공은 5만8603호로 전년 동기 대비 46.4% 감소했고, 비(非)아파트 역시 1만9068호로 전년 동기 대비 51.9% 적다.
그중에서도 비아파트의 착공물량 감소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5월 누계 1만9068호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61.9%, 10년 평균 대비 무려 69.4% 적은 물량이다. 예년의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비아파트 착공물량은 시판시장 위주의 중소창호업체들의 물량감소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량이 평소의 반만 되어도 선전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빌라, 다세대 건축시장은 전세사기, 역전세난 등의 영향으로 거의 멈춰선 분위기”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물량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허가·분양실적도 나란히 하락세
주택 공급의 중장기 선행지표인 인허가물량과 분양승인 실적도 하락세가 극심하긴 마찬가지다. 5월 누계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는 총 15만7534호로 전년 동기(20만9058호) 대비 2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주택은 6만581호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줄었고, 지방 역시 9만6953호로 전년 동기보다 28.6% 적었다.
인허가 물량도 비아파트 분야의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전국 아파트 인허가는 13만6242호로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한 반면, 비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9.1% 적은 2만1292호에 그쳤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57.2%, 10년 평균보다는 66.2% 적은 수치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빌라, 다세대 등 비아파트 주택 공급물량 감소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창호 대기업군업체들과 일부 중견업체들이 공략하고 있는 창호 특판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다.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 속에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찬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는 상황. 실제로 5월 누계 전국 공동주택 분양승인 실적은 총 4만6670호로 전년 동기(9만6252호) 대비 5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공동주택은 2만8554호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줄었으며, 지방 역시 1만8116호로 전년 동기 대비 62.3% 감소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주택 공급 선행지표가 모두 역대 최저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인허가 3~5년 뒤, 착공 2~3년 뒤에 아파트 준공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특판시장의 창호 물량 감소세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관련 기관들은 오는 2025년부터 준공(입주)물량의 본격 감소를 전망하고 있으며 건자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준공(입주)물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누계 전국 주택 준공물량은 총 15만3145호로 전년 동기(15만2278호) 대비 0.6% 증가했다. 하지만 비아파트 물량은 감소세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5월 누계 전국 아파트는 12만3063호가 준공되며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반면, 비아파트 준공물량은 3만82호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었다.
이는 최근 5년 대비 31.4%, 10년 대비 무려 44.3% 적은 물량이다. 업계에서는 비아파트 준공물량이 연간 10만호는 커녕 7만호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때 연간 20만호에 육박했던 비아파트 준공물량의 극심한 감소세 속에 시판시장 위주의 중소창호업체들은 긴 한숨을내 쉬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화 제품을 토대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매출 규모를 유지하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창호 공장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주택 매매거래량 ‘소폭 회복세’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투입되는 창호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주택 거래량이 그나마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올해 5월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22만2016건으로 전년동기(25만9956건) 대비 14.6% 감소했다. 하지만 5월만 놓고 보면 전월(4월, 4만7555건) 대비 16.0% 증가하며 반전을 보였다. 여전히 전년 동월(2022년 5월, 6만3200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관련 업계는 감소세가 완만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비아파트 분야의 매매거래량은 회복세가 더디다. 5월 아파트(4만746건) 매매거래량이 전년 동월대비 9.8% 증가한 반면, 비아파트(1만4430건)는 전년 동월대비 44.7% 적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낮은 투자가치, 환금성 등으로 투자자들이 빌라, 다세대 등 비아파트 주택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 거래량도 전월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예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5월 누계 전월세 거래량은 총 124만8399건으로, 전년 동기(135만7811건) 대비 8.1% 감소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5월 아파트(12만9776건) 전월세 거래량은 전월 대비 17.7%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20.5% 적었고, 5월 비아파트(14만7174건) 역시 전월 대비 35.0% 늘었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38.9%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이후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이 크게 성장하며 감소한 신축시장 창호물량을 상쇄해 왔지만 주택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동반 저물량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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