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창호업계 인건비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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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창호업계 인건비 부담 가중
  • 차차웅
  • 승인 2023.08.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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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비 2.5% 상승 ‘고용축소 우려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대비 2.5% 상승하면서 창호업계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승률인 2.5%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지만, 중소제조업체들이 즐비한 창호업계는 대체로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이 향후 고용축소 흐름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9620원보다 240원(2.5%) 오른 시급 9860원으로 결정되면서 창호업계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요동치는 원자재·부자재 가격은 물론, 각종 고정비 상승에 물량감소까지 겹치면서 인력 운영, 생산성 향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제15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4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9860원으로 의결했다.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는 206만740원 수준이다.
당초 최초 요구안으로 경영계는 9620원 동결을, 노동계는 1만2210원을 제시한 바 있다. 간극이 큰 상황에서 수정안으로 각각 9860원과 1만원을 제출했으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 같은 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한 결과 경영계 안 9860원 17표, 노동계 안 1만원 8표, 기권 1표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월급 환산 기준 8년 만에 63% 상승
상승률인 2.5%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지만, 중소제조업체들이 즐비한 창호업계는 대체로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업계 특성상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데다, 여타 직원들의 연쇄적인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가파르게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이미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6년 604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으로 70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160원으로 9000원 벽을 넘어섰다. 여기에 더해 올해 9620원, 내년은 9860원까지 지속 상승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8년 만에 126만원에서 206만원으로 약 63% 상승한 셈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시급기준으로는 조금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초과 근무수당도 함께 오르면서 월급으로 환산하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며 “자금이 원활하지 않은 영세 제조업체들은 공장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 업계 역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경영·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인상’을 꼽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지난 몇 년 간 소상공인의 연평균 영업이익 상승률은 1.6%인데 반해 인건비 상승률은 3.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과속 인상’했다며 무책임한 처사라는 강도 높은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자동화설비 구축 등 인력 운영 최소화 흐름
이와 같은 상황 속에 창호업계에도 고용감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미 지난해부터 물량감소를 겪고 있는 상당수 업체들이 퇴직 또는 이직으로 생긴 인력 공백을 메우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축·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물량이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든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데다,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신규 채용없이 기존의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버텨 내겠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공장을 구축하거나, 확장 또는 이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투자비용을 늘리더라도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업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공장 확장이전을 진행한 한 업체 관계자는 “창호 자동화 제작라인 구축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기존 제조인원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했다”며 “인건비 절감을 통해 약 4~5년 정도면 자동화설비에 투자했던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 창호 제조기술자 양성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창호산업이 3D업종으로 인식되어 젊은 층의 유입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 업체들의 고용축소까지 겹치면 제조·시공현장의 인력들은 더욱 고령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올해 물가 상승 전망치인 3.5%보다도 낮은 역대 최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동계는 가파른 물가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결정이라며 실질임금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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