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창호등급제, 논란 속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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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창호등급제, 논란 속 시행
  • 월간 WINDOOR
  • 승인 2012.08.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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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등급제, 논란 속 시행
등급 획득 제품 쏟아져

 

창호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이하 창호등급제) 시행 첫 달.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반발 속에서도 제도의 문이 활짝 열렸다.

첫 등급 획득 제품이 등록된 지난달 5일부터 각 업체들의 등급 제품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이와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등급 획득 제품의 흐름을 읽어보고, 제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업계의 입장은

무엇인지 짚어 보고자 한다.

 

 

 

 

 

 

LG, KCC, 한화, 남선, 이건 등 1등급 제품 선보여
2~4등급 제품 전체 85% 육박 . . .
시장선점 경쟁점화

 

 

1등급 모델 18종 등 총 160여 제품(7월 24일 현재)이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시행 첫 달 등급을 획득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총 13개 업체, 163종이 등급 등록을 마쳤다. 시행 전부터 시험의뢰를 서두른 업체들과 자체 시험기관을 갖고 있는 업체, 기존 고효율기자재인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의 발 빠른 등급획득이 이어졌으며, 조달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는 복합창 업체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1등급 제품 11% 선, 3등급 최다 40%
전체 등급 획득 제품 중 1등급 모델은 총 18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163종 중 11%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고가의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업체들이 1등급 보다는 2~4등급 시장을 공략하고자하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7월 24일 현재 1등급 제품을 보유한 업체는 LG하우시스, KCC, 한화L&C, 남선알미늄, 이건창호 등 5개사뿐이다. 반면 2등급 제품은 43종(26%)이 쏟아졌다. 1등급과 비견할만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자사 보유 최고 등급 제품으로 2등급을 선택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3등급 제품이 가장 많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기존 예상대로 3등급 제품은 무려 65종(40%)이 등록되었다. 4등급도 30종(18%)이 획득했고, 5등급은 LG하우시스의 7개 모델(4%)이 등록되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행 첫 달임에도 예상보다 1등급 모델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등급별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 1등급 7모델 등 67종 등급 획득
우선 창호 업계 큰 손 LG하우시스의 발 빠른 행보가 돋보인다. LG하우시스는 총 163종의 등급획득 모델 중 1등급 모델 7종을 포함, 전체의 40%가 넘는 67종의 모델을 자사의 제품으로 채웠다.

 
또한 현재까지는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모든 등급의 모델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다. 다음으로 이건창호가 24종의 제품을 등급 등록했다. 역시 1등급 모델 7종과 2, 3, 4등급 제품으로 구색을 갖췄다.


KCC는 1등급 모델 1종과 2, 3, 4등급 모델 등 18종을 등록했고, 한화L&C는 1등급 모델 2종을 포함한 17개 모델로 등급을 획득했다. 알루미늄 새시 압출업체 중 가장 적극적으로 등급 획득에 나선 남선알미늄은 기존 고효율기자재인증 품목을 앞세워 총 12종의 등급을 받았다.


여기에는 알루미늄 프레임의 1등급 모델 1종이 포함되어 있다. 대흥에프에스씨복합창, 유니크시스템, 에이에이치씨시스템창 등 복합창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도 각각 9종, 3종, 2종의 등급을 획득했고, 윈체 역시 3등급 모델 1종을 등록했다. 원진알미늄, 해강시스템창호, 안산건업, 동양하우징, 오룡건설 등도 2등급, 3등급 또는 4등급 모델에 대한 등급 등록을 마쳤다.


이처럼 대기업 군 업체들의 등급 획득이 제도 시행과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 반면, 시판 시장에서 강한 입김을 내뿜던 중견업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점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속되어 온 시험 정체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를 보이면서도, 가격이 지배하는 시판 시장에서 등급 시장이 열리려면 다소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자체적인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여러 중견업체들이 주요 모델 2~3종 정도를 시험 의뢰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험 정체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연말께면 등급 제품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성수지 창, 등급제 시장 주도
163종의 등급획득 제품 중 합성수지 프레임을 적용한 모델은 118종(72%)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합성수지가 열효율면에서 알루미늄에 비해 강점을 갖는데다, 커튼월이 제도권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알루미늄 창호 업체들이 등급획득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다는 측면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알루미늄 제품은 총 27종, 17%를 차지했고, 이중 남선알미늄과 이건창호의 1등급 제품도 각각 1종씩 포함되었다.

 
목재창도 2종이 등급을 획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건창호는 이 목재 프레임에 로이유리를 적용해 각각 3, 4등급을 받았다. 복합창 역시 16종(10%)이 등급획득에 성공했다. 합성수지제와 알루미늄의 복합창이 대부분이었지만, LG하우시스의 목재+알루미늄 복합창 2종도 여기에 포함되어있다. 복합창 제품들은 대부분 2~4등급 수준의 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상대로 PVC 새시 업체들이 등급획득에 적극성을 띄고 있는 모습”이라며 “알루미늄으로도 1등급이 나오기는 했지만 유리사양이 워낙 높기 때문에 가격적인 측면에서 다소 불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1등급 제품, 높은 유리사양은 기본
제도가 논의되고 등급 기준이 마련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업계 관계자들은 1등급 수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여 왔다. 그동안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창호 또는 유리의 사양이나 가격적인 측면을 고려해 봤을 때 1등급은 언감생심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 업체들은 1등급 시장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제품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시행 첫 달 18종의 1등급 제품이 선보였다.

 
이 제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높은 유리 사양이 눈에 띈다. 로이유리를 적용한 이중창이 대부분이었고, 진공유리를 적용한 제품도 1종이 있었다.


LG하우시스는 7종의 1등급 제품이 모두 슬라이딩 이중창이다. 22mm복층로이유리를 적용한 제품이 대다수였지만, 24mm와 22mm일반복층유리를 적용한 이중창 제품도 1등급을 획득했다. KCC 역시 22mm복층로이유리를 적용한 슬라이딩 이중창 제품으로 1등급을 받았고, 한화L&C도 22mm복층로이유리의 슬라이딩 이중창과 16mm, 22mm의 복층로이유리를 적용한 LS 타입의 이중창으로 1등급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건창호는 다양한 스타일의 1등급 제품을 확보했다. 특히, 유일하게 단창으로 1등급을 받기도 했다. 모델명 PSS 185 LS(PASSIVE)는 합성수지 프레임의 LS 단창 제품이다. 이건창호는 여기에 로이유리와 진공유리 등 3중 유리를 적용해 0.738의 열관류율을 받아냈다. 또한 LS/슬라이딩 이중창, 일반유리와 로이유리를 적용한 슬라이딩 이중창 등으로도 1등급을 획득해 총 7종의 1등급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알루미늄 프레임의 1등급 제품은 2종이 탄생했다. 남선알미늄은 39mm삼중로이유리와 22mm복층로이유리를 적용한 알루미늄 LS제품으로 1등급을 받았고, 이건창호의 43mm삼중로이유리를 적용한 T/T 단창은 유일한 알루미늄 단창 1등급 제품으로 등록되었다.

 

알루미늄, 같은 유리에도 합성수지와 1~2등급 차이
L/S, T/T 등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의 경우 이중창보다 고등급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실제로 24mm복층로이유리를 적용한 알루미늄 T/T 단창의 경우 3~4등급을 획득했고, 일반복층유리를 적용한 이중창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합성수지 프레임을 적용한 일반복층유리 이중창의 경우 2~3등급을 획득이 수월한 것으로 알려지며, 단창은 4~5등급을 인정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고등급을 획득하려면 값비싼 고기능성 유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아르곤가스 또는 진공처리는 물론 3중 유리를 적용하면 알루미늄 프레임으로도 1등급 획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문제는 가격경쟁력이다. 때문에 각 업체들은 지나치게 높은 사양으로 고등급을 받기 보다는 실제 시장 영업이 수월한 수준의 제품에 대한 등급획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평가법이 자리를 잡는다면 앞으로 더욱 많은 제품들이 등급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험 비용이 적지 않음을 감안했을 때 무작정 등급획득에 나서기 보다는 전략적 품목을 선정해 목표한 등급군을 갖추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행 연기 등 요청···에관공 “지속적 의견 수렴할 것”
창호 등급제 반대 집회·가두행진
‘제도 보완하라’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가 지난 6월 22일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 개정안을 입안 예고(본지 2012. 7 Special Report)했고, 이후 업계에서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0일에는 일부 창호, 유리 업계 관계자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올바른 창호 등급제를 위한 모임’ 250여명이 경기도 용인 에너지관리공단 앞에서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창호 에너지효율등급제의 보완 및 수정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걸고 반대 집회열고 가두행진을 벌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무엇이 그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나
일부 유리 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올바른 창호 등급제를 위한 모임’은 현행 창호 등급제로 인해 일부 대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참여할 수 없어 고사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목표에 동감해 참여하고자 해도, 성능 테스트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소요되는 시간적인 한계가 중소기업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프레임과 유리로 분리되어 발전된 현재의 산업에 등급표시제도의 라벨을 하나의 창 세트로 국한함에 따라, 결국은 산업질서의 재편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사실 업계의 이 같은 목소리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제도가 뼈대를 갖추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불거지다가 시행을 코앞에 두고 더욱 심각해 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때문에 지경부는 제도 시행 직전 분리발주 부분에 대한 등급 임의신고를 가능케하고, 시뮬레이션 평가법 도입을 골자로 한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의 참여 방안을 수립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바른 창호 등급제를 위한 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는 소비자들이 높은 효율의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제조업자들이 생산단계에서부터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라며 “판유리 업계는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취지에 따라 본 제도 도입취지에 공감하고 있지만,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참여 방안이 포함된 제도의 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참여 제한과 대기업에게는 일감몰아주기 앞장서는 제도인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법안을 강력히 규탄하며, 중소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입법이 관철되는 그날까지 모든 조직적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도 시행 연기 및 개선 요청
‘올바른 창호 등급제를 위한 모임’은 창 세트 제품의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 수렴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한 제도 시행의 연기를 요청했다. 또한 프레임과 복층유리 산업이 분리된 시장임을 고려해, 프레임과 유리를 분리 표기 하는 제도 도입, 그리고 다수의 창 세트 제조업자가 공동으로 시험을 요청해 모델을 관리 할 수 있는 방안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판유리와 프로파일 제조업체의 성능을 공개하고, 공개된 제품성능에 기초해 복층유리 가공 업체와 프레임 조립 업체가 에너지효율등급 라벨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새시 업체들의 프레임 성능공개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프레임 성능이 공개된다면 유리 업체는 프레임의 성능값과 유리의 성능값을 합친 창 세트의 성능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출해 등급을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창호 등급제 속에서 유리 업체의 위치가 상당부분 제고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유리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관련 의견을 개진해 제도에 반영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창호 등급제는 마치 데스크탑PC 시장에서 CPU, RAM, 그래픽카드 등 모든 부품을 장착한 하나의 완성형 브랜드 PC만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올바른 창호 등급제를 위한 모임’은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업계 요청서를 지경부에 전달하고, 인터넷카페를 통해, 제도 반대를 위한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제도 수정에 업계 당혹감,
중소업체·유리업계 “근본적인 대책 아니다”
제도 마련 주체인 지경부와 에너지관리공단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소 창호 업체와 유리 업계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분리발주의 등급 임의신고를 가능케하고, 시뮬레이션 평가법을 도입하는 개정안을 내놨지만, 여전히 중소업체와 유리 업계는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음은 물론, 대기업들 역시 갑자기 제도가 수정된 것에 대한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제도에 맞게 투자하고, 준비해 온 부분이 있는데 갑자기 제도가 수정되어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업계 일부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해, 관련 논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을 다해왔다”며 “지경부도 제도 보완에 대한 입장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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