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위스페이서 김새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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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위스페이서 김새봄 차장
  • 월간 WINDOOR
  • 승인 2023.05.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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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간봉 유럽 품질 기준과 검증 방법

 

창호에 있어서 프레임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그 창호에 사용된 유리이다. 일반 거주자들에게 창호란 유리가 함께 포함된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시공된 창호의 유리에 하자가 생긴다면 창호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창호에 사용되는 유리는 판유리 형태로 제작되어 제조사에서 납품 후 복층유리의 가공처에서 복층 또는 삼복층 유리로 가공하여 사용된다.
복층유리의 품질은 사용된 판유리뿐 아니라 복층유리를 구성하고 있는 부자재와 가공기술력에 따라 결정되며, 해당 복층유리가 만족해야 하는 품질은 KS L 2003 규격에서 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KS L 2004에서는 접합유리, KS L 2015에서는 배강도 유리 등 각각의 유리에 대한 특징과 중요 성능 및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KS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것과 달리 시장에서 그리 오래 사용되지 않은 아르곤가스와 단열간봉은 KS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품질 검증 시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아르곤가스의 경우 한국판유리창호협회가 제정한 단체표준을, 단열간봉의 경우 독일판유리협회가 주도하고 독일 품질보증협회와 IFT 국제공인시험소에서 테스트를 거친 BF 데이터 시트를 품질 검증의 기본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단열간봉이 가장 선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유럽에서는 2012년 말, 독일판유리협회(Bundesverband Flachglas) 산하 ‘warm edge’ 기술위원회가 국제 공인 시험 기관인 IFT 로젠하임 연구소 및 RAL 독일 품질보증 협회와 함께 단열간봉 자체의 열관류율(Lamda)과, 다양한 소재(목재, PVC, 단열 금속바 등)의 창호에 해당 간봉을 적용했을 시 열관류율(Psi)을 계산하는 포뮬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단열간봉의 열적 성능을 검증해 BF 데이터 시트에 반영하였다.
먼저 간봉 자체의 열전도율은 흡습제를 충진한 간봉을 부틸로 복층유리에 부착하여 측정한다. [그림1] 시험체의 측정된 열전도율을 기반으로, 2차 실란트에 해당하는 박스1과, 부틸, 흡습
스위스페이서 김새봄 차장제 및 간봉에 해당하는 박스2 부분의 열전도율을 각각 계산하는 2box 모델링을 개발하여, 이를 통해 간봉만의 상당 열전도율(λeq, Lamda)과 이 간봉을 이용한 창호 가장자리의 선형 열전달계수(Ψg, Psi)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Psi(Ψg)값의 경우 복층/삼복층 여부 및 적용하는 창호 소재에 따라 그 값이 상이하며,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는 삼복층유리에 PVC 프레임 적용 기준 선형 열전달계수가 0.03W/m·K 이하인 간봉을 패시브건축인증에 적합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BF 데이터 시트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단열간봉의 열적 성능 검증 외에도 간봉의 내구성과, 유해가스 누기 등 간봉의 사용과 관련 있는 다양한 테스트들이 기본적으로 수행된다. 이러한 테스트는 IFT 로젠하임 연구소에서 발간하는 단열간봉 검증을 위한 물성과 테스트 방법이라는 규격서를 통해 정의되며 해당 문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에서 새로운 성능에 대한 검증 요청이 생기는 경우 이를 반영하기 위해 영구적으로 규격서가 갱신된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높은 자외선 지수를 반영하여 UV 테스트를 시험에 포함시키는지 여부가 논의 중이다.
시장에 다양한 타입의 단열간봉이 있는 것을 고려하여, EN 1279-1에서는 간봉을 소재, 형태에 따라 분류하고 있고, 열가소성수지 타입의 단열간봉을 제외하고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바 타입의 단열간봉은 타입C에 해당하며, 해당타입의 단열간봉은 아래와 같은 테스트들을 통해 품질과 성능을 검증한다. 

 

 

항목

표준 규격

BF data sheet

발급을 위한

품질 검증 시험

 

 

 

 

 

원재료 검증

자체 규격

열적 성능

ISO 10077-2

열팽창

DIN 53752

안개(fogging)

EN 1279-4 변형

기계적 강도

EN 1279-4

복층유리 내구성

 EN 1279-2, 3

 

먼저 TGA 열중량 분석 및 IR spectroscopy 적외선 분광법 등 제조자가 제출한 스펙의 원부자재가 사용되었는지를 검증하는 원재료 검사를 실시한다. 원재료가 검증되면, 실제 복층유리가 하자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인 재료의 열팽창에 따른 변형을 검사한다. 스트레인 게이지를 사용하여 간봉의 온도에 따른 시편의 변형을 측정하는데 70도까지 열을 가하며 짧은 샘플과 장축의 샘플을 모두 검사하고 플라스틱 몸체 쪽과 호일 쪽의 변형을 각기 측정한다. 열팽창 검증은 자재의 수축 팽창에 따른 움직임이 과해질 경우 상대적으로 탄성이 낮은 부틸(유리와 간봉을 고정시키는 1차 실란트)의 단선이 발생할 수 있어 직접적인 복층유리 하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원재료를 사용한 단열간봉의 경우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하자로 안개서림 하자를 들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Fogging 테스트가 실시된다. Fogging 테스트는 유리 표면 온도를 60도 이상으로 올려 내부 온도가 80도에 도달한 후 168시간이 지나 연기 및 응결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검사한다. 온난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어두운 색상을 주로 사용하는 단열간봉의 특징상 중공층의 온도가 높이 올라가면 유해 연기가 발생하거나 발생된 유해 연기가 응결되어 수증기가 맺히는 현상이 생길 수 있고 육안으로 쉽게 확인되기 때문에 하자 우려가 큰 부분이다.

사진제공: 스위스페이서
사진제공: 스위스페이서

 

단열간봉이 복층유리를 고정하는 2차 실란트에서 탈착되는 하자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테스트는 강도테스트다. 3EN1279-4를 기반으로 하는 이 테스트는 간봉의 인장력과 전단력을 각각 측정하며 샘플을 제작하여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에 7일간 보관 후 반복 테스트를 하여 플라스틱 바디와 호일의 복합구조인 간봉의 접착력을 시험한다.
이렇게 다양한 간봉 자체의 품질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실시한 후 해당 간봉을 사용한 복층유리의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한다. EN 1279-2에서 규정하는 수분 침투율 테스트의 경우 복층유리의 내구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시험이다. 국내 기준인 KS L 2003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KS의 경우 이슬점이 맺히는지 여부와 그 온도를 통해 수분 침투율을 확인하는 데 반해 EN은 단열간봉 속 충진된 흡습제의 실제 수분 함유량을 측정한다. 또한, EN에서 규정하는 고온다습조건의 사이클을 4주간 반복하여 KS 규정상 복층유리 Ⅱ류 이상의 성능을 요구한다.
복층유리 열적성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스 함유량 및 누기율도 EN 1279-3의 규정에 의해 검사한다. 한국판유리창호협회의 가스주입 단열유리 단체표준인증과 다른 점은 EN의 경우 밀폐된 챔버에 샘플을 보관하여 냉열반복시험 후 4주간 에이징 과정에서 새어나간 가스의 양을 직접적으로 측정한다는 데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시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 BF 데이터 시트는 과거 한 번의 측정값으로 발급되어 계속적으로 사용하던 것과 달리 자재 성능의 철저한 검증과 품질 유지를 위해 2~3년 주기로 시장에서 샘플을 수거하여 테스트한 후 데이터시트를 갱신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따라서 복층유리 제작 후 BF 데이터 시트를 자재승인원 등으로 제출 시, 해당 문서의 상단에 표기된 유효기간을 확인하여 유효한 BF 데이터 시트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추가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성능을 검증하고 보장하는 경우가 있다. 스위스페이서의 경우 위의 테스트들 외에도 제조사 자체 기준을 통해 압축강도와 휘발물질 테스트 등을 별도로 실시하여 제품의 품질을 관리한다. 또한, 매번 제품을 출하할 때마다 해당 배치번호에 해당하는 제품이 스펙 기준에 맞게 생산되었는지 증명하는 품질관리증명서를 발행하는데 해당 문서에는 제품의 출하 시기가 명기되어있어 최근 시장에 유입되는 스위스페이서의 디자인과 동일한 모방제품의 납기가 우려되는 발주처에서는 발행기간이 6개월 미만인 품질관리증명서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관공서나 상급 상업건물에서나 사용되던 단열간봉은 현재 주거용 시장의 사용으로 확장되고 있다. 늘어난 시장규모에 반해 최근 건축경기가 악화되고 원부자재료 상승 등으로 높아진 자재 단가 때문에 수입산 저가 단열간봉의 유통이 늘며 단열간봉을 사용한 복층유리의 품질에 위험이 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동일한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적용된 기술과 성능 및 품질관리의 수준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검증된 자재 사용을 통해 장기간 하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에너지 저감에 일조하는 단열유리의 제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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