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1] 초고층 건물 이슈 속 커튼월 시장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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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1] 초고층 건물 이슈 속 커튼월 시장 ‘무한경쟁’
  • 월간 WINDOOR
  • 승인 2017.05.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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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 이슈 속 커튼월 시장 ‘무한경쟁’

 

초고층 빌딩부터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빌딩 익스테리어 경쟁의 중심에 자리한 커튼월 시장의 국내 시장규모는 한 해 약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올해 국내 최고층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된 가운데서도 랜드마크 수준의 커튼월에 대한 이슈가 계속될지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다. 저가수주, 수익성 난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돌파구 등 국내 커튼월 업계가 갖는 키워드들을 돌아보며 현 시장을 진단한다.

 

커튼월 시장 한 해 6000억 추산 ‘약육강식’

시장이탈에 수익성 곤두박질… 해외시장 대안될까

 

 

국내 커튼월 시장규모가 점차 감소하며 다수의 업체들이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기술개발에 집중할 틈도 없이 각 업체들은 최저가 입찰 분위기 속 수익성을 내기 위해 안간힘을 내고 있다.

저가수주 및 공사발주 체계의 개선 목소리가 커짐과 동시에 업체들은 원가절감, 수익구조 다각화, 해외시장 몰두 등 다방면으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 중이며, 일각에서는 무리한 저가수주, 돌려막기로 인해 시장이탈 현상도 포착된다.

 

초고층과 소형빌딩 양극화

지난 2012년만 해도 연간 약 8000억원대 이상을 기록했던 국내 커튼월 시장규모는 하락세를 타며, 현재 약 5~6000억원대로 감소했다고 일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과거 주상복합에서 소모되던 물량도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고, 세종시로 공공기관을 대대적으로 이전하면서 늘었던 물량도 소진되어 최근 입찰 준비 중인 대형공사 한두 건 외에는 모두 소규모 상업용 빌딩들로 공사물량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커튼월 공사는 손에 꼽는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우선 지난달 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정식 개장하고 명실상부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으면서 초고층 빌딩에 대한 관심 자체는 환기되는 분위기다. 지상 123층, 555m 높이의 이 빌딩은 일본 LIXIL(릭실) 사와 국내 LG하우시스가 합작해 완공되었고, 세계에서 무려 5번째로 높은 건축물이 되었다.

그밖에 초고층 커튼월 공사건은 2~3건 정도로 파악된다. 우선 2019년 말 완공 예정인 부산 해운대 소재 엘시티(LCT)가 333m 높이로 국내 3번째 초고층 빌딩이 될 예정이며, 일진유니스코와 KCC가 각각 주거동, 타워동을 나눠 공사하고 있다. 2020년 완공예정인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와 함께 2021년 105층, 569m로 국내 최고 높이를 다시 한 번 경신할 서울 삼성동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준공까지가 현재 손꼽히는 대규모 공사건이다.

 

대기업 중심체계 변모, 시장이탈 이어져

국내 업체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일진유니스코, 알루이엔씨, 현대알루미늄, 알루텍 등 주요 중견 업체들이 시장을 이끌다가 LG하우시스, KCC, 금호석유화학 등의 대기업들이 진입하기 시작하며 전체 시장규모의 약 3~40%를 장악하는 등 구도가 대폭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일부 업체들은 무리한 저가수주로 인해 사업을 접거나 개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포화상태인 국내 커튼월 시장에서 약 3~40여 업체가 각자의 물량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현재 연간 500억원 이상의 공사를 수주하는 업체로는 일진유니스코, LG하우시스, KCC, 알루이엔씨, 현대알루미늄 등이 꼽히고 있으며 이건창호, 다중CMC, 남선알미늄, 신양금속공업 등도 적지 않은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몇몇 주요 업체를 제외하고는 포화된 시장 속 무리해서 물량 확보에 나서다 시장을 이탈하는 업체들도 있으며, 알루미늄 압출바 자재공급만을 위주로 하는 업체들의 경우도 있다. 또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감지하고 해외 비중을 늘리는 흐름도 관측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약 3군데 이상의 커튼월 업체가 시장을 이탈했다”며 “무리한 저가수주 및 돌려막기로 인한 경영악화가 원인이며, 이러한 사례가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저가 입찰 문제… 기술력·경기회복도 받쳐줘야

고질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저가수주, 수익성 하락 문제들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대형빌딩일수록 최저가 입찰경쟁이 심해지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발주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저가 입찰이 아닌, 건물의 디자인 초기부터 커튼월 업체가 투입되어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건축가의 디자인 콘셉트에 맞는 제품을 제안하고 준공 후 유지관리까지 제안할 수 있도록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커튼월 사업방식이나 공법상으로 부지나 설비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업체들에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어 중소업체들이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커튼월 도입 초반에는 각 구성부재를 현장에서 하나씩 조립해 설치하는 스틱(Stick) 공법이 많았으나 몇 년 후부터 고층건물에 유리한 유니트(Unit) 공법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유니트 공법은 각 구성부재를 공장에서 조립해 패널화하고 유리까지 삽입해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으로, 공장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대부분의 대형업체들은 그룹사 형태로 건설사를 확보하고 있어 중소업체들에 비해 국내 현장에서 이점이 많다. 이는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들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무리한 수주로 경영난에 봉착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경남알루미늄, 알루텍, 한길산업 등의 업체들이 커튼월 시장을 이탈했다.

한편에서는 커튼월 사업방식 자체가 대형업체가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주문발주(Custom made) 형식으로 진행되어 건설업의 특성을 갖기 때문에 대규모 물량의 제작, 납품을 감당하려면 사업체의 규모나 자본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해외의 경우, 국내처럼 다수의 업체가 입찰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건설사가 몇군데 업체를 선정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나 설비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사실상 힘든 사업”이라며 “해외에서는 국내와 달리 공사입찰에서도 프로젝트 규모에 맞는 업체만 들어온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커튼월 수익성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 기술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 구매파워를 이용한 원가 경쟁력 확보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사업, 자재판매 등 다른 사업으로 이를 메우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건설경기가 뒷받침 되어야 효과가 있다는 의견으로 수렴되고 있다.

 

포화시장 속 경쟁력 확보노력 활발

이러한 상황 속 업체들은 기술개발, 부지확보 및 인력조달에 힘쓰며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단열기준 강화로 인한 에너지세이빙와 내진설계 확보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력 확보에 대한 업체들의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그중 꾸준히 기술개발과 국내 수주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로는 LG하우시스가 꼽히고 있다. LG하우시스는 국내 최고층 빌딩인 잠실 롯데슈퍼타워를 릭실사와 협력해 완공해 화제가 되었으며 그간 부산의 금융허브인 문현금융단지에 자리잡은 23층 규모의 부산은행 본점 사옥, 연면적 5만5000㎡에 지하 7층, 지상 21층 규모인 LG U+ 신사옥인 스마트스퀘어, 판교 SK ECO HUB 센터, 해운대 AID 재건축, 서울 청진동 GS건설 사옥인 그랑서울 등을 공사했다.

기술개발에도 꾸준히 앞장서는 모습이다. 우선 일본 LIXIL 사의 GT-WALL CORE 기술과 자사의 기술력을 접목시켜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건식 유니트 커튼월인 GT-K를 공동 개발하고, SK건설과 LIXIL 사와 공동으로 에너지 절감 성능을 향상시킨 ‘슬림형 이중외피 커튼월’을 개발해 SK ECO HUB에 적용하기도 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현재 에너지세이빙 이슈에 대해서는 1등급 시스템 창호 라인업 구축과 스틱 타입의 커튼월을 개발 완료해 대비하고 있고, 자사의 유니트 커튼월 제품인 GT-K은 규모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개발했다”고 말했다.

KCC도 커튼월 공사에 지속적으로 입찰하며 범위를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다. 최근 약 400억원 규모의 부산 엘시티(LCT) 타워동 공사를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외 상업용 빌딩 등 10~30대 건설사 공사 위주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KCC는 올해 진행될 여의도 파크원 등 대규모 건설공사의 입찰을 대기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KCC는 앞으로 국내에서 단계적 성장을 일구며 1000억원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공사를 수주한 알루코 계열사 현대알루미늄의 성장세도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알루미늄이 지난 2014년 수주해 오는 10월 완공을 앞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총 5855여억원이 투자된 건물로 지상 22층, 지하 7층 규모(연면적 18만8759㎡)로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를 맡아 화제가 되었다. 커튼월만 총 600억원 규모이며 순수 AL만 3000여톤이 소요되었다. 이외에도 69층 규모로 국내 2위의 초고층 빌딩인 인천 송도의 NEAT Tower를 비롯, 상암동 MBC 신사옥, 서울 여의도 63빌딩, 삼성동 무역센터 등 국내 시그니처 빌딩 다수를 공사했다. 현대알루미늄 관계자는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저가수주 없이 최대한 국내외로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해외건설사의 수주를 확보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일진유니스코는 대형 프로젝트는 물론 국내에서 진행되는 비정형의 3D빌딩 프로젝트 대부분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시공건만 해도 서초구 가락타워, 광교신도시 CJ R&D 센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하남 신세계 스타필드, 서울시청사 등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충남 당진에 신규공장을 증축해 대형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시스템을 구축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진공장은 7만8867㎡(약 3만2000평) 규모로 기존 이천공장의 설비가 순차적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일진유니스코 관계자는 “해외 아키텍트나 컨설턴트 사에서 발주하는 국내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일진유니스코가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열성능 등 커튼월 바의 성능에 집중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이건창호는 독일 슈코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FW 60+’을 단열성능 등급별로 생산 및 시공하고 있다. 3개 등급의 제품으로 구성해 주변환경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단열성능이 가장 뛰어난 SI등급을 적용하면 최고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성능으로 현재까지 강릉 경포대 씨마크 호텔, 한국전력공사 나주 신사옥, 상암동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인천국제공항 등 다양한 현장을 시공했다.

남선알미늄은 대부분 AL바를 압출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커튼월 공사에 참여하고 있고, 일부 공사 입찰에도 참여하며 꾸준히 실적을 올리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사내 자체 기술연구소를 통해 단열성능 위주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알루이엔씨는 최근 국내 수주가 부쩍 늘어 실적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해 800억원 규모의 실적까지 올랐으며, 최근 건물 통합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인 BIPV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에너지절감형 빌딩을 구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다중CMC는 오피스텔, 빌라 등 상업용 빌딩 위주의 건설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38층 규모의 용산관광호텔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그 외 도곡동 LG전자 사옥, 분당 차병원 바이오연구소 등의 건설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자회사인 다중패브릭과 협업해 빌딩의 외관을 메탈패브릭으로 화려하게 만들어 차별화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 다중CMC는 대형공사 입찰 참여를 늘리며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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