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판매가 올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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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판매가 올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 차차웅
  • 승인 2023.03.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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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 2년 새 10% 상승

 

국내 커튼 품목 생산자 판매가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원자재, 부자재 가격의 고공행진,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이 가격변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 각 업체들은 생산비용 인상분을 판매가에 오롯이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때문에 커튼 제조사들은 여전히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생산자물가지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커튼 품목 생산자물가는 117.5 (2015=100)다. 지난 2015년 이후 7년 동안 커튼 생산자 판매가격이 약 17.5%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자물가지수가 20.3%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인상 폭이다. 그마저도 최근 2년간 10% 가량 오른 것이 이 수준이다.
실제로 2021년 초까지 커튼 품목 생산자물가지수는 105.9에 머물렀다. 6년간 5% 안팎 상승에 그친 것으로, 이후 2021년 하반기 109, 지난해 상반기 115.4 수준을 보이며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며 “원부자재 가격을 포함한 생산비용이 더이상 감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상승한 202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소폭의 판매가격 인상을 결정한 업체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생산비용 상승과 함께 공급제품의 고급화 흐름도 가격 상승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내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수입원단, 맞춤형 커튼 등 고급제품의 수요가 점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블라인드보다 커튼을 선택하는 비중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차별화된 원단의 고급커튼을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며 “인테리어 효과 측면에서 커튼의 가치가 더 높다는 인식도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저물량, 치열한 경쟁 속 수익성 악화 여전
이처럼 커튼 품목 생산자 판매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는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여전히 적지 않은 데다, 한정된 시장에 수많은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에 생산비용 상승분을 판매가에 모두 반영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유통업체와 대량계약을 맺고 커튼을 공급하는 제조공장의 경우, 섣부르게 가격을 조정했다가 거래처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소극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와 거래 중인 유통업체에서 우연히 경쟁사의 단가표를 확인하고 가격인상을 철회하기도 했다”며 “전반적으로 수익성 측면이 어려운 분위기지만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한 저가경쟁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수익성 악화에 더해 전반적인 시장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점도 커튼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커튼 품목의 교체수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주택 매매 거래량은 1년 사이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으며, 업계가 입주박람회, 공동구매 등을 통해 공략하고 있는 신규 주택 시장 역시 입주물량이 예년 대비 소폭 감소하면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착공실적이 전년 대비 34% 감소하는 등 저물량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을 통해 업계가 폭리를 취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옳지 못한 것”이라며 “하지만 저물량, 고생산비용 시대에 시장의 건전성과 업계의 품질경쟁을 위해 적정 수준의 판매가가 형성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클수록 생산자들의 판매 가격이 높아짐을 뜻한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포괄범위가 넓어 전반적인 상품의 수급동향을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으며, 수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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