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 폭등 ‘창호업계 판가인상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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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격 폭등 ‘창호업계 판가인상 릴레이’
  • 월간 WINDOOR
  • 승인 2021.11.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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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C 등 원자재가격 급상승
‘가격인상 공감대 형성’
원자재 수급불균형 지속 ‘내년 초 추가 인상 가능성도’

 

국제 원자재가격의 폭등세가 심상치 않다. PVC, 알루미늄 등 창호의 주요 원자재의 수급불균형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창호업체들은 결국 상반기에 이어 최근 추가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며, 내년 초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건전성, 고품질 유지를 위해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적정한 판매가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PVC를 비롯한 창호 주요 원자재 국제가격이 다시 폭등하면서 창호업계 전방위에 판매가 인상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당분간 원자재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가적인 판가인상 압박도 커지는 형국이다.

PVC 국제가 톤당 1700달러 상회
지난달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 PVC가격은 톤당 17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약 60% 가량 높은 가격이며,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상승폭이다.
창호업체들이 10% 안팎의 가격인상을 진행했던 올 봄 가격과도 차이가 크다. 당시 톤당 1400~1500달러 선까지 가격이 오른 바 있으며, 여름철에 접어들며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최근 다시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PVC제조사인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 반기보고서에 밝힌 올 상반기 평균 PVC가격은 톤당 140만원대였다”며 “이후 3분기 들어서면서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톤당 200만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되는 등 어느 때보다 상승폭이 가파르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PVC가격의 급등세에는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 우선, 국제 유가의 폭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분기 들어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10월 27일 기준 유종별로 배럴당 85달러를 상회할 정도로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지난 8월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의 가격이 형성되었음을 감안하면, 약 2개월 사이 20% 이상 상승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 역시 10월 들어 1200원 안팎까지 상승하면서 각종 원자재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제품의 국제적 수급불균형도 원자재가격 불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최근 강력한 환경 규제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내 전력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고, 때문에 중국의 PVC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호주산 석탄 수입이 원활치 않다는 점 역시 이러한 상황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대부분 석탄을 기반으로 PVC를 생산하기 때문에 환경규제, 석탄가격 상승, 석탄 수급 등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의 PVC생산량 감소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생산량 감소 역시 국제 PVC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강력한 허리케인 상륙의 영향으로 PVC생산시설의 40%가량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벌이지기도 했다. 차츰 재개를 준비 중이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생산량 감소에 더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물류대란, 인도 등 원자재 내수 수요가 높은 국가의 공급부족까지 겹치면서 PVC 등 원자재가격의 추가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PVC 국제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PVC제조사인 LG화학과 한화솔루션 역시 내수시장보다 수익성이 좋은 수출시장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내수시장의 원자재 수급불균형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PVC창호 압출업계 ‘역대급’ 판가인상 불가피
이러한 상황 속에 각 PVC창호 압출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판매가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있다. 이미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다수의 업체들이 10월 또는 11월 판매가 인상을 공식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판매가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업체들 역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을 뿐 가격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인상폭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본지 취재 결과, 상반기 인상폭을 최대한 억제했던 시안, 중앙디앤엠, 재현인텍스, 청암, 영림화학 등이 20%대 중반에서 최대 30% 가량의 인상률을 보이고 있으며, 상반기 인상분까지 더해 1년 새 50%에 육박하는 판매가 인상을 단행한 업체도 적지 않다. 아울러 이미 올해 2차례 가격인상을 진행한 LX하우시스와 현대L&C 역시 내년 초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윈체, 톱스톡, 청양샤시, 인성샤시, 에코프린스 등도 11월 초중순 타사와 비슷한 폭의 가격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PVC창호 압출업체 관계자는 “11월 20%의 판매가 인상을 결정했으며, 상반기 인상분까지 더하면 30%에 가깝다”며 “경쟁업체들 역시 최근 20~30% 선의 추가 가격인상을 진행했거나, 진행예정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이미 큰 폭의 가격인상을 진행한 바 있어 연내 추가적인 가격조정이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대리점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인상 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최근의 원자재가격 상승세뿐만 아니라 각종 부자재가격의 폭등을 감안하면 인상을 미루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고 말했다.

발포문틀, AL창호 등도 판가인상 흐름
이러한 상황은 비단 PVC창호업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합성수지를 주원료로 하고 있는 발포문틀 업계 역시 품목에 따라 15~20% 수준의 가격인상을 최근 진행하고 있다. PVC창호업계보다는 적은 폭이지만 내년 초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도어, 몰딩 등 목재·합성수지 제품은 물론, 실리콘, 도료 등 대부분의 건축자재 가격도 국제 원자재가격의 폭등 속에 최대 2배 가까운 판매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알루미늄 창호업계, 하드웨어 및 보강재 업계 등도 원자재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알루미늄합금을 비롯한 각종 철강·금속 국제가격이 전년 같은 시기 대비 최대 2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생산비용이 급상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역시 중국의 생산량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LME 기준 10월 알루미늄합금 가격은 톤당 2700~2800달러 선을 보이고 있으며, 9월 초에는 톤당 3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톤당 1500달러 선의 가격이 책정된 바 있다.
한 알루미늄 창호업계 관계자는 “알루미늄 가격 상승세가 1년째 지속되면서 소폭의 가격인상을 꾸준히 진행해왔다”며 “그럼에도 원자재가격 인상폭을 판매가에 모두 반영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하드웨어 업체 관계자는 “가격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까지 원자재가격이 올라 있는 상황이지만, 치열한 경쟁구도를 감안해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원자재 재고량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며, 공급난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적정가격 필요성 부각 ‘추가 인상 가능성 UP’
이와 같이 창호업계 전방위에서 판매가 인상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지만 각 업체들은 여전히 원자재가격 인상폭을 상당부분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가격상승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 결국 생존을 위해 추가 인상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의 판매가 인상률이 높아 보이지만, 원자재가격 상승폭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오롯이 반영하기에는 영업적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이제는 감내할 상황을 넘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창호업계는 원자재가격, 인건비 등을 비롯한 각종 생산비용 상승 속에서도 최대한 가격상승을 억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선제적 가격인상이 부담스러웠던 까닭이다. 심지어 PVC창호업계에 무납새시 열풍이 불었을 당시에도 생산성 하락, 원자재가격 상승을 뒤로하고 저가경쟁에 휩싸이며 수익성 악화에 부딪히기도 했다.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적정한 가격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저가경쟁은 결국 전반적인 품질문제를 야기하고, 시장의 건전성도 저해시킨다는 견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연초 추가적인 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격인상에 대한 업계의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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