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창호업계 ‘그때를 기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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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창호업계 ‘그때를 기억하십니까’
  • 차차웅
  • 승인 2021.01.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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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1년. 당시는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건설물량이 쏟아지던 시기였다. 과도한 주택건설이 지속되자 정부는 각종 건설경기진정대책을 내놓았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건설승인과 건축허가를 전면중단하거나 구역별 할당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신도시 건설 연기론까지 나올 정도로 시장이 급속하게 팽창하던 시절. 창호업계 역시 만들면 팔기 바쁜 나날이 이어졌다.

1월 14일(건자재 타운 호황)
지금은 온라인 유통망, 종합인테리어점 등에 밀려 침체기를 걷고 있는 건자재타운은 30년 전 당시 큰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봄철 성수기를 대비하던 그해 1월, 집 단장을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논현 건자재타운을 방문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다수의 건자재백화점이 논현 지역에서 성업 중이었으며, 인근 거리에도 관련 점포와 전시장이 적지 않았다. 80년대 이후 오랜 기간 고급건자재 유통창구로 사랑받던 논현 건자재타운. 그땐 그랬다.

6월 21일(창호시장 판촉 가열)
1991년 초여름, 신도시 건설 특수 속에 창호재 시장의 판촉이 가열되고 있다는 기사가 각종 매체에 실렸다. 당시 연간 5000억원대까지 팽창한 국내 창호시장에서는 특히, PVC창호업계와 알루미늄창호업계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전까지 알루미늄 소재의 비중이 큰 시장상황에 럭키(현 LG하우시스), 한양화학(현 현대L&C) 등이 PVC창호의 다양화, 생산량 확대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던 시기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1991년 PVC창호의 시장 점유율이 최초로 알루미늄창호의 시장 점유율을 역전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6월 24일(창호 공장 준공 러시)
창호시장 확대와 함께 생산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모습도 당시 심심치 않게 포착되었다. PVC창호업체 해강휀스타가 충남 목천에 다기능 플라스틱창호공장을 착공해 양산체제를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 1991년 6월 전해졌다. 당시 해강휀스타는 10억원을 투입해 대량생산공장 건설에 나섰으며, 같은 해 하반기 공장 완공과 함께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6월 26일(신도시 건설 재검토 주장)
대규모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던 1991년. 아파트 안전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00만호 건설계획의 무리한 강행으로 인력·자재난이 심해지고 불량 자재 사용이 적지 않다는 것. 당시 일부 현장에서는 불량레미콘 사용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90년대 초, 연간 적정 주택건설물량을 45만가구로 추산했지만, 수년째 이를 초과하는 건설이 이어지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7월 11일(창호사업 참여 열기)
1991년 중대형업체들의 창호시장 참여 열기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당시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계열사인 제철화학이 PVC창호사업에 진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제철화학은 오스트리아 그라이너사와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하고 140억원을 투자해 연간 2만4000톤 규모의 공장건설에 들어갔다. 제철화학은 이후 동양그룹에 매각되었고, 2009년에는 PVC창호 조립가공 전문업체 대신시스템이 설립한 대신제철화학이 동양제철화학(현 OCI)의 창호재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대신제철화학은 사명을 지금의 윈체로 바꾸며, 현재 원자재 압출부터 가공·시공·A/S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창호전문기업으로 도약했다.

7월 19일(신도시 판유리 불량)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던 시절 중국산 불량 판유리 문제가 당시 화두로 떠올랐다. 건설경기 호조와 함께 값싼 중국산 판유리가 국내에 대량으로 유통되었으며, 당시 수입 판유리의 국내 판유리 시장 점유율은 30%, 그중 중국산이 60%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제품보다 25~30% 가량 저렴한 제품을 건설사들이 사용하면서 부실공사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11월 20일(알루미늄창호 설비증설 억제)
1991년 건축경기 팽창과 함께 알루미늄창호 생산설비 증설이 이어지며, 공급과잉이 우려되기도 했다. 당시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투자조정에 나서도록하는 한편, 중고압출기 수입제한 등 설비증설을 억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1993년부터는 국내 알루미늄창호 생산능력이 수요의 2배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와 같은 상공부의 억제책이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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