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집광채광루버 단체표준 제정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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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집광채광루버 단체표준 제정 ‘난항’
  • 차차웅
  • 승인 2020.09.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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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집광채광루버 단체표준 제정 막바지 ‘이견 분분’
조정 절차 돌입 ‘업계 간 입장차 좁혀질까?’

 

지난 2018년 신재생에너지설비 지원대상 품목으로 지정된 실내 집광채광루버의 시장 확대가 예견되는 가운데 관련 단체표준 제정 과정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한국설비기술협회가 추진 중인 실내 집광채광루버 단체표준(안)의 예고기간(30일)이 지난 9월 3일 종료된 가운데 업계의 반대·수정 의견이 다수 제시되면서 최종 확정·등록에 난항이 전망되는 상황. 중소기업중앙회의 의견조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업계 간 견해차이가 좁혀질지 주목된다.

실내 집광채광루버 단체표준 제정과정이 막바지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의 이견이 나오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사)한국설비기술협회가 추진 중인 해당 단체표준(안)은 30일 간의 예고기간(8월 4일~9월 3일)을 가졌으며, 이후 중소기업중앙회의 심의와 기관분쟁 조정 등의 절차를 거친 후 확정·등록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련 업체와 관계자들이 해당 단체표준 제정에 대한 대폭수정·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표출하고 있어 향후 어떠한 결론이 도출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실내 집광채광루버 품질기준 필요성 대두
실내 집광채광루버는 쉽게 말해 태양광의 반사율이 높은 고기능성 능동형 슬랫으로 자연채광을 조절해 실내 조명에너지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실내 집광채광루버를 신재생에너지설비 지원대상 품목으로 지정했고, 이후 여러 업체가 관련 품목에 대한 관심을 내비치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내 집광채광루버에 대한 명확한 국내 품질기준이 없어 관련 표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확대를 위한 선결조건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대안으로 단체표준 제정이 떠올랐다.
그 과정에서 (사)한국설비기술협회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협회는 지난해 초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로 기술전문위원회를 구성해 6차례의 기술전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했으며, 2회에 걸쳐 산업계 공청회도 병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2차례에 걸친 단체표준심사위원회 회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협회는 그렇게 마련된 단체표준(안)을 중소기업중앙회에 등록접수했다. 이후 중소기업중앙회는 서류검토를 거친 뒤 지난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단체표준(안) 예고기간을 가졌다. 협회는 단체표준(안)에서 “국가 표준이 없이 한국에너지공단의 시공기준만을 적용하는 실정에 따라 실내형 집광채광루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상태에서 저가 저품질 유사제품 불량제품들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보급 정책에 부응하고, 국내 기업들에게 고품질 제품 생산 유도와 이를 통한 수출 촉진, 해외로부터 저품질 제품 수입을 억제해 국내 산업 보호, 소비자 보호 등을 목적으로 단체표준(안)을 제정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단체표준(안) 예고 ‘각종 성능기준 규정’
국가기술표준원 단체표준종합정보센터에 공개되어 있는 실내 집광채광루버 단체표준(안)은 창호로부터 실내에 유입되는 태양광 또는 자연 주광을 곡면 형태의 슬랫으로 집광 혹은 반사해 냉·난방 에너지를 조절하고, 실내 깊숙한 곳까지 유입시켜 조명에너지를 조절하는 실내 집광채광루버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실내 집광채광루버의 경면반사율, 퇴색성, 반사율, 확산반사율, 인장강도, 항복 강도, 연신율 ,내식성, 평균 조도비, 조명에너지 절감률, 태양열 취득률, 반복 내구성 등 각종 성능과 시험방법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태양열 취득률은 여름 조건에서 0.5 이하여야 하며, 반복 내구성은 왕복 시험 3000회 이상, 기울임 시험 6000회 이상 시험 후 구동과 사용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또한, 조명에너지 절감률 50% 이상, 반사율 91% 이상, 인장강도 220N/㎟ 이상, 항복강도 200N/㎟ 이상 등이 성능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다.
협회는 단체표준(안) 해설서를 통해 성능 요구 기준의 근거를 설명했으며, 주요 인용 표준도 공개했다.

작지 않은 입장차이, 불투명한 단체표준
하지만 업계 곳곳에서 제정 반대·수정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은 향후 단체표준 확정·등록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30일 간의 단체표준(안) 예고기간 중 국가기술표준원 단체표준종합정보센터에 게재된 반대·조정 의견만 10여건이 넘는 상황. 주로 단체표준(안) 제정의 주체가 특정업체와 특정업체의 제품을 취급하는 단체로 이루어져 있다며 공정성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다. 특정업체와 단체를 제외한 관련 업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단체표준(안)이 신재생에너지의 성능이나 효과를 중심으로 마련되었다기보다 특정업체 제품 사양을 기준으로 정해졌다며, 용어 채택, 과도한 성능기준 항목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정 외국산 제품을 수입해 시장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단체에서 주도적으로 단체표준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련 업체들의 참여가 배제되고 어떠한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체표준이 제정되는 것은 부당하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당 단체표준(안)은 적용범위, 용어와 정의, 종류, 구조, 부품 및 재료, 성능, 시험, 검사 등 대부분의 항목에 있어 기술적 적합성과 타당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객관적인 근거자료 제시 등 수정·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실내 집광채광루버의 중요한 성능 시험항목인 태양열 취득률, 평균 조도비, 조명에너지 절감률, 퇴색성 시험 후 경면 반사율 등에 대해서는 현재 단체표준(안)에서 제시한 시험방법으로 적합한 시험절차와 성능평가가 수행될 것으로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단체표준 제정과정에 직접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 고품질 실내 집광채광루버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선진 기술력을 도입, 단체표준 제정 절차를 거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모든 노력들이 이른바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또한, 단체표준(안)에 대한 이견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각자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내비쳤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실내 집광채광루버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고급·고품질 제품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단체표준 제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성능기준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논의된 것”이라며 “업계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단체표준 제정이 결국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소기업중앙회의 의견조정 과정과 결과를 주목해 보아야하는 상황”이라며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체표준의 확정·등록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라고 말했다.

국내 단체표준 3700여개, 그 목적은?
한편, 산업표준화법 제 27조에 의거한 단체표준은 산업표준화와 관련된 단체 중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단체가 공공의 안전성 확보, 소비자 보호 및 구성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특정의 전문분야에 적용되는 기호·용어·성능·절차·방법·기술 등에 대해 제정한 표준이다.
동일 업종 생산자들의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호환성 확대, 공동이익 추구는 물론, 제품 품질향상, 거래의 공정화 및 단순화를 통한 소비자의 권익보호가 목적이며, 한국산업표준(KS)이 규정하지 않는 부분의 보완, KS와 사내표준의 교량 역할도 수행한다. 아울러 급속한 기술 발전과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신속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단체표준의 특징이다.
국내에는 현재 총 3781개의 단체표준이 등록되어 있으며, 폐지된 단체표준도 645개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기계분야야 943개로 가장 많고, 전기분야(710개), 조선항공분야(445개), 전자분야(442개), 자원분야(316개) 등이 뒤를 잇는다.
차양업계에서는 (사)친환경차양협회가 지난 2월 외부 베네시안 블라인드(EVB)와 폴딩암 어닝 분야 성능기준안을 단체표준으로 확정·등록한 바 있으며, 4분기 중 본격적인 인증사업 운영을 시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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