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 다시 거리 두는 차양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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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 다시 거리 두는 차양업계
  • 차차웅
  • 승인 2020.09.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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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도 중도취소 ‘유례없는 상황 속출’

 

코로나19가 8월 중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대한 방역조치를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2.5단계로 격상시킨 데 이어 경제활동이 사실상 멈춰 설 수 있는 3단계로의 격상까지 검토하고 있다. 차양업계 역시 긴장하고 있다. 건축 관련 박람회들이 다시 멈춰선 데 이어, 각종 행사, 영업, 마케팅 등의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장기간 장마와 잇따른 초강력 태풍에 더해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재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며 차양업계가 또 다시 긴장하고 있다.
8월 중순부터 9월 초 현재까지 하루 수백명의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방역조치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2.5단계로 격상했으며, 그 여파가 차양업계에도 미치고 있다.

각종 행사 ‘올 스톱’ 언제까지 갈까
우선, 다수의 인원이 운집하는 각종 행사의 ‘올 스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54회 MBC건축박람회는 행사 중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개막 전날인 19일 자정부터 수도권에 방역조치가 강화되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었지만, 결국 행사가 강행된 것이 시작이었다. 적지 않은 참가업체들이 이미 부스설치에 돌입한 상황 속에 주최사인 동아전람은 고양시, 킨텍스와의 회의를 통해 행사 정상개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차양업계에서도 좋은아침창, 가나제재소, 신밧드무역, 박홍근파라솔, 비가림 등이 부스설치를 진행했고, 주름방충망 분야 씨앤월 역시 독립부스를 마련해 참관객을 맞이했다.
하지만 정부가 실내 50인 이상 행사에 대한 집합금지 및 행사장 폐쇄 명령을 내림에 따라 결국 개막 2시간여 만인 20일 오후 행사취소 방송이 전시장에 울려 퍼졌다. 결국 500여 참가업체와 수도권, 지방에서 방문한 수백여 참관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행사 시작 전에 취소했어야 하지만,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 전시부스를 그대로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가업체 관계자는 “다방면에서 방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출입통제를 했지만, 부스 근무 시 대면접촉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많았다”며 “뒤늦게나마 취소된 것
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결국 주최사인 동아전람은 물론, 참가업체들까지 적지 않은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향후 대책이 어떻게 마련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동아전람은 지난달 24일 개최 취소 공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고양시로부터 ‘전시행사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받아 부득이하게 박람회를 취소하게 되었다”며 “이번 취소 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모든 참가업체들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리며, 향후 대책과 계획에 대해 최선의 결정을 할 예정하며, 결정되는 대로 연락을 취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동아전람은 9월 초, 제54회 MBC건축박람회를 11월 5일부터 8일까지로 연기해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MBC건축박람회의 연기를 시작으로, 당분간 수도권에서는 건축 관련 박람회 정상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최대 규모 건축·인테리어 박람회 ‘코리아빌드’가 취소되었고, 5월 초까지 국내 모든 건축박람회가 중단된 바 있다. 이후, 5월 6일부터 방역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되면서, 5월 ‘제53회 MBC건축박람회’, 7월 ‘코리아빌드’ 등을 비롯한 다수의 수도권·지방 건축 박람회가 최근까지 정상 개최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전국적 재확산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대규모 인원이 운집할 수밖에 없는 박람회는 취소 또는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9월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세텍(SETEC)에서 개최 예정인 ‘제8회 동아 건축·인테리어 박람회’가 취소된데 이어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부산코리아빌드는 9월 24일부터 27일로 2주 밀렸다. 또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서 막을 올리기로 한 ‘제2회 인천 건축박람회’,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키로 한 대구경향하우징페어 등도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대규모 행사가 제한될 것으로 보이며, 진행된다 하더라도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개최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행사 주최사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참가업체들의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내비치고 있다. 보다 완벽하게 안전한 환경에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적어도 올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계획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전면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내년 2월 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글로벌 최대 차양산업 박람회 ‘R+T Stuttgart’ 개최를 6개월여 앞둔 지난 7월, 2022년으로 1년 연기했으며, UAE 두바이에서 올 10월 예정이었던 ‘두바이 엑스포 2020’ 역시 지난 5월 일찌감치 1년 연기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독일 등 여타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행사 취소가 빠르게 논의되었을 것”이라며 “이전까지는 모르겠지만 현 상황은 우리도 심각한 정도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중장기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영업활동 위축, 일부에서는 불감증도
차양업계의 영업활동 풍경도 다시 올 봄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최대한 대면접촉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영업과 납품이 진행되고 있으며, 거래를 위한 미팅이 취소되는 사례도 목격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확진자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사업장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행여 회사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상당기간 라인 가동을 멈춰야함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에 블라인드 교체 수요가 다수 발생하지만, 올해는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블라인드, 커튼의 품목 특성상 실측과 설치를 위해 여러 차례 가정을 방문해야 하지만 이를 원치 않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5월 이후 다소 숨통이 트였던 수출·수입길에 다시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 2~3월 수입이 끊긴 채 국내 창고 제고가 소진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며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실질적 타격은 그 때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불감증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봄 한 차례 대규모 감염사태를 겪은 이후, 자신은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이며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실제로 여럿이 좁은 공간에서 함께 업무에 나서고 있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사업장을 본지 취재진들이 여러 곳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다수의 친교성 모임과 취미생활을 위한 모임 역시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무실 근무 중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상사에게서 왜 너만 유난을 떠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며 “우리 사무실은 같은 층에 30여명이 다닥다닥 붙어서 근무하고 수시로 회의하는 환경이지만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털어 놓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누구도 공식적으로 코로나 이야기를 꺼낼 수 없을 정도로 경직된 상황”이라며 “영업활동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거래처와 약속을 잡기가 서로 껄끄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역대 최장 장마와 강력 태풍까지 ‘설상가상’
코로나19의 재확산과 함께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와 초강력 태풍의 잇따른 상륙까지 더해지며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50일 이상의 ‘역대급’ 장마로 인해 소규모 공장에서는 각종 인프라의 손실. 침수피해가 이어졌으며, 물류수송이 수시로 끊김에 따라 예정된 납품, 시공이 연달아 연기되는 모습도 속출했다. 뿐만 아니라 예정된 할인행사, 이벤트 등의 연기도 불가피해 영업적 타격을 입은 업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장마와 휴가철로 인해 미뤄졌던 납품이 코로나 재확산, 태풍 등으로 다시 미뤄지는 상황을 맞았다”며 “3분기 영업실적은 불 보듯 뻔하며, 소상공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차양업계는 어려움이 더욱 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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